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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發 태풍에 수출 효자 LCD가 추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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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신식 공장 가동에 패널값 17개월만에 최대폭 하락…
LCD 강국 한국, 주도권 완전히 뺏겨




한국의 대표 수출품인 LCD(액정 표시 장치) 디스플레이가 중국발(發) 태풍에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에 기술력까지 더해 한국 양대(兩大) 디스플레이 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의 시장 주도권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시장 조사 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 5월 65인치 LCD TV용 패널 평균 판매 가격은 248달러였다. 이는 지난 4월보다 6.06% 떨어진 수치로 최근 17개월 사이 가장 큰 낙폭이다.







중국 BOE가 올해 1분기부터 가동한 허페이 10.5세대 LCD(액정 표시 장치) 패널 공장. 월 12만장 규모의 대형 원판 패널을 생산한다. LCD 패널은 원판에서 크기별로 잘라서 만든다.

중국 BOE가 올해 1분기부터 가동한 허페이 10.5세대 LCD(액정 표시 장치) 패널 공장. 월 12만장 규모의 대형 원판 패널을 생산한다. LCD 패널은 원판에서 크기별로 잘라서 만든다. /BOE



더욱 심각한 것은 중국 업체들이 주도하는 가격 하락세가 내년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IHS마킷은 패널 가격이 내년 5월이면 186달러까지 급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우리보다 앞선 제조 기술력으로 생산 원가를 낮추면서 LCD 가격 하락세를 주도하고 있다”면서 “LCD 산업의 주도권이 중국으로 완전히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0.5세대 공장 가동한 中, 원가 경쟁력에서 한국 LCD 밀어낸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는 올 1분기부터 중국 허페이에 세계 최초로 세운 10.5세대 LCD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이 공장은 월 12만장 규모의 디스플레이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중국 최대 규모의 LCD 공장이다. BOE는 10.5세대 공장 가동과 동시에 TV 업체들에 LCD 패널 가격을 20% 이상 낮춰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급락하는 디스플레이 가격 그래프

그래픽=김성규



특히 BOE는 10.5세대 공장을 가동하면서 원가 경쟁력에서 한국 업체들을 크게 앞서고 있다. 허페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10.5세대 원판 패널 1장으로 65인치 TV용 패널 8장을 만들 수 있다. 제조 원가는 장당 200달러 수준이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의 주력인 8.5세대 LCD 공장에서는 원판 1장으로 같은 크기의 TV용 패널을 3장만 만들 수 있다. 제조 원가는 장당 255달러 수준이다. BOE의 원가 경쟁력이 한국 기업들보다 20% 이상 우위라는 것이다. 디스플레이 업체 관계자는 “BOE는 현재 시세대로 패널 1장을 판매하면 40달러를 벌지만, 한국 기업들은 10달러 가까이 손실을 보는 구조”라고 말했다.

게다가 다른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경쟁적으로 10.5세대 공장 건설에 나서고 있다. BOE에 이어 HKC·CSOT 등 중국 업체들과 대만 폭스콘은 내년까지 총 7개의 10.5세대 LCD 패널 공장을 완공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주도해온 8.5세대 LCD 시대가 막을 내리고 중국 기업들이 주도하는 10.5세대 LCD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한국의 8대 주요 수출 품목 중 하나인 디스플레이 수출액도 급감하고 있다. 작년 6월 21억2200만달러(약 2조3649억원)였던 디스플레이 수출액은 지난달 19억100만달러(약 2조 1200억원)로 1년 사이 10.5% 감소했다. 대형 LCD 패널(9인치 이상) 시장점유율도 중국 BOE가 작년 3분기 이후 계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OLED에 승부… 아직 성과는 요원







대형 LCD 패널 시장점유율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중국의 거센 공격을 받고 있는 LCD 대신 OLED(유기 발광 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고 막대한 돈을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LCD 실적 하락세를 만회할 만큼의 성과는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TV용 대형 OLED는 LCD와 비교했을 때 세 배 이상 높은 가격이 시장 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TV 업계에서는 OLED TV가 주류로 자리 잡기까지는 최소 2~3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패널 시장의 98% 이상을 장악하고 있지만 아직 OLED 사업에서 흑자를 내지 못했다. LG디스플레이가 총 5조원을 투자해 중국 광저우에 짓기로 한 대형 OLED 공장도 중국 정부의 승인이 늦어지면서 장비 발주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95% 이상을 장악한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는 경쟁이 점점 심화되고 있다. 중국 BOE는 작년부터 청두의 OLED 공장에서 스마트폰용 OLED 패널을 양산하기 시작했고, 비저녹스·CSOT 등도 OLED 공장을 짓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에 OLED 패널을 전량 의존했던 미국 애플도 올해부터 LG디스플레이에 약 400만대 분량의 패널 공급을 추진하는 데 이어 중국 시장에 출시할 아이폰용 OLED는 BOE에서 납품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공세에 밀리면서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실적도 추락하고 있다. 작년 1분기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LG디스플레이는 불과 1년 만인 지난 1분기 10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다. 올 2분기는 적자 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작년 1분기 1조3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올 1분기는 4100억원 흑자에 그쳤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이 OLED로 시장이 완전히 재편될 때까지 버틸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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