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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심리학] 조직의 혁신 원한다면 개혁 쪼개서 진행하라

행동경제학은 사회과학에 큰 관심이 없다 하더라도 이제 웬만한 사람이라면 귀에 익을 정도로 대중적이 되었다. 이 분야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석학 중 하나가 바로 시카고대학의 석좌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리처드 탈러 교수다. 그의 위상은 한 마디로 엄청나다.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프린스턴대학의 인지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조차도 자신의 공을 돌렸던 인물이니 말이다. 탈러 교수는 지난 금융 위기로 빚더미에 앉은 미국을 이른바 401(K) 저축 플랜의 설계로 구한 사람으로 불리기도 한다. 왜냐하면 그는 경제학 이론과 심리학의 경험적 지식을 접목해 설득, 조정, 심지어 수사에 이르기까지 인간 사이의 다양한 형태의 의사소통에 그 의미를 확장했기 때문이다.

탈러 교수의 이론과 설명은 왜 이렇게도 지난 30여 년 간 우리를 매료시켜 왔을까? 그 대답은 의외로 간단해질 수 있다. 그의 이론은 사람이 자신의 현재 욕구에 기초해 타인의 메시지 혹은 제안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가 사소해 보이지만 결정적인 변수들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동안 이를 놓쳐왔을 뿐이다.

사람들에게 이렇게 물어본다. "12개월 후에 10만원을 받겠는가, 아니면 13개월 후에 12만원을 받겠는가." 그러면 절대 다수의 사람은 후자를 선택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질문을 바꿔본다. "지금 당장 10만원을 받겠는가, 한 달 후에 12만원을 받겠는가." 이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은 전자를 선택한다. 즉, 사람들은 오늘의 쾌락을 이겨내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 대부분은 노후준비를 망치는 것이 아니겠는가. 실제로 이런 경우는 무수히 많다. 하나만 예를 들어보자. 미국 국방부가 1992년 무려 6만5000여 명의 장교와 일반병사를 감축하는 대규모 인력 축소를 단행한 적이 있었다. 따라서 국방부는 퇴직 대상자들에게 자신의 퇴직금을 일시불로 받을지 아니면 연금 형태로 받을지를 물었다. 당시 미국 국채 수익률은 7% 정도였다. 하지만 연금 형태로 받게 되면 연 이율이 18% 내외에 달했다. 그러니 연금 형태가 단연 유리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장교의 52%, 병사의 92%가 일시불을 선택했다. 자신들에게 철저히 불리한 선택을 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이 연금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해 정부와 국민 모두가 윈윈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었을까? 탈러 교수가 제안한 방법은 이랬다. 지금 당장은 적은 금액으로 납부를 하도록 하고 급여가 올라갈 때마다 납부액을 늘려가는 구조를 제안했다. 그러면 사람들은 납부 초반부에 큰 저항감을 가지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더 많은 금액을 적립할 수 있게 된다. 지난 금융 위기로 빚더미에 앉은 미국을 이른바 401(K) 저축 플랜의 설계로 구한 사람으로 탈러 교수가 불리는 이유다. 이로부터 불과 10년도 지나지 않은 지금은 `급여가 올라갈수록 강제 저축을 늘리라`는 재테크 상식이 자리 잡았다.

이는 현재를 살아가는 이 시대의 리더들에게 어떤 교훈을 주는가? 개혁, 혁신, 창조 모두 좋은 말이다. 국가든, 기업이든 모든 리더가 바라는 바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결과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러니 과정에서는 훨씬 더 미세한 지혜가 필요하다. 첫 변화는 감당할 수 있는 크기여야 한다. 즉, 생각보다 훨씬 작아야 한다. 성에 차지 않더라도 말이다. 이는 심리학자들이 가장 강조를 하면서 경고하는 바이기도 하다. 아무리 좋은 방향이라도 큰 변화가 일어나면 사람들은 그 자체로 매우 심각한 스트레스와 경험을 얻기 때문이다. 조직의 혁신과 개혁을 원한다면 감당할 수 있는 크기로 반드시 잘게 쪼개라. 그렇지 않으면 그 시도는 반드시 좌초할 것이다. 자고 있는 사자를 1㎞만 다른 곳으로 옮기면 깨어난 사자는 일주일을 버티지 못하고 죽는다는 연구도 있다. 첫 변화의 크기는 그만큼 무서운 것이다.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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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 16년 만에 首長 교체… 6년간 후계자 골랐다

세계 최고 기업 중 하나인 제너럴 일렉트릭(GE)이 지난 12일(현지 시각), 16년 만에 수장(首長)을 교체했다. 125년 장수기업 GE를 이끌어 온 CEO(최고경영자)는 지금까지 총 9명. 이들의 평균 임기는 12.5년으로, GE는 한번 정한 수장을 쉽게 바꾸지 않는다. CEO를 선발하는 데에만 6년 이상의 철저한 검증을 거치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GE 이사회는 6년에 걸친 승계 작업 끝에 제프리 이멜트 회장(61)의 후계자로 존 플래너리(55) GE헬스케어 대표를 선택했다. 본지가 GE코리아와 함께 6년에 걸쳐 진행된 ‘G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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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의 혁신을 끌어내는 방법

지속적인 혁신은 비즈니스 성공뿐만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요건이다. 비즈니스 혁신의 시작은 직원이며, 직원들의 혁신은 매일 사용하는 컴퓨터나 소프트웨어 등 기본적인 장비부터 시작된다. 기존의 가격 대비 성능 중심의 표준 기술 배포 방식은 이러한 직원 혁신을 저해하는 요소다. 직원들이 혁신을 끌어내기 위해, 기술 배포 방식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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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적 조직을 만드는 5가지 요소

※ LG Business Insight에 실린 박지원 연구원의 글 ‘자율적인 기업문화 만들기’의 내용을 요약 및 재정리한 글입니다.


구성원에게 자율권을 부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어느 날 갑자기 스스로 일을 찾아서 성과를 내보라고 한다면 구성원들은 선장 잃은 선원처럼 우왕좌왕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조직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5가지 요소를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1. 비전과 철학부터 공유하라

자율성 부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기업의 철학이나 가치 범주 안에서 자율성을 발휘해야 한다. 구성원들이 제각각 마음대로 행동한다면 이는 진정한 의미의 자율성이 아니며 조직에도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자율성 부여가 회사 전체 목적에 걸맞게 움직이도록 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회사의 경영 철학이나 가치를 깊이 이해하고 공유해야 한다. 구성원들은 무엇을 위한 자율인지 이해하고,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옳은지 스스로 판단하면서 최소한 회사에 누가 되는 행동을 자제할 수 있어야 한다.

 

2. 철저한 책임의식을 강조하라

구성원에게 자율성을 부여할 때 나타나는 문제 중 하나는 적당히 일하고 자유롭게 놀면서 진정한 자율의 문화를 흐리게 만드는 소수의 ‘무임승차자’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런 구성원들은 자신에게 주어지는 책임은 무시한 채 권한만을 쉽게 받아들인다. 결국 구성원들의 강한 책임의식이 바탕이 되어야만 비로소 진정한 자율성이 구현될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자율에는 반드시 책임이 수반됨을 구성원들에게 명시할 필요가 있다.

 

3. 작고 유연하게 움직여라

기업이 성장하면 규모가 확대된다. 규모 확대는 기업 내 위계질서와 관료주의를 강화하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키워 조직이 점점 보수적으로 변하게 만든다. 이 경우 구성원들은 리더에게 의지한 채 주인의식을 상실하고, 기업은 의사결정 단계가 증가하면서 속도가 저하되는 ‘대기업 병’에 걸린다. 대기업 병을 앓으면 엄격한 위계질서와 직급 간 격차 때문에 구성원 간 아이디어 교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도 않고 결국 구성원의 동기 역시 떨어진다.

구성원 자율성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대기업 병을 예방하고 관료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조직 차원의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특히 소규모 조직으로 운영할수록 수평적 문화를 형성할 수 있고, 더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며, 각 구성원의 권한이 커진다는 점에서 구성원 자율성 확대에 더 효과적이다.

 

4. 시스템적으로 협력을 유도하라

자율은 구성원의 주도성과 능동성을 강조한 것이지, ‘혼자 알아서 해보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혼자 고민하고 혼자 판단하는 것은 개인의 논리나 편협한 사고에 빠질 수 있어 오히려 위험하다. 올바른 자율이 시도되기 위해서는 구성원 스스로 고민하고 행동하고 결정하되, 구성원들 간의 원활한 협력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집단 창조력을 발현하도록 해야 한다. 구성원들이 다양한 아이디어와 피드백을 주고받음으로써 적극적인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말이다.

구글은 사내 통신망을 통해 회사 내부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를 검색하고, 구성원들과 상호 의사소통하고 자유롭게 피드백을 얻거나 도움을 부탁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또한 모든 연구원은 1주일마다 개인 활동과 성과를 요약하여 사내 웹사이트에 올리게 되어 있다. 누구나 목록을 검색하여 비슷한 프로젝트를 연구하는 동료가 있는지 확인하거나 어떤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 추세를 따라갈 수 있다. 그리고 비슷한 프로젝트를 연구한 동료에게 자문이나 도움을 자유롭게 구할 수 있다. 구글은 이러한 개방성과 자유로운 의사소통 시스템이 구성원들의 자율성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5. 인내 비용(Endurance Cost)을 견뎌라

구성원에게 자율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회사나 리더가 인내심을 갖고 구성원들이 성과를 창출해낼 때까지 기다려줄 수 있어야 한다. 빠른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또는 내가 하던 방식과 다르다는 이유로 참지 못하고 구성원의 업무에 개입하기 시작하는 순간, 구성원의 자율성 부여는 불가능해진다.

특히 인내 비용의 대표적 요소는 실패 비용인데, 이를 감당하기 위해 기업은 실패를 관리하고 실패를 회복하는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무래도 구성원의 자율권 부여가 시작되면 초기에는 실패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회사나 리더가 실패를 관리하고, 실패를 통한 학습을 장려함으로써 반복되는 실패를 최소화하는 데 적극 노력할 필요가 있다.

물론 리더 입장에서 실패는 항상 두려운 존재다. 따라서 리더에게만 인내 비용을 감수하라고 하기 전에 조직 차원에서도 인내 비용을 견딜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둘 필요가 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잘할 필요가 없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거나, 의미 있는 시도에 대해서는 결과보다는 과정을 평가하고, 조직 전체적으로 아이디어를 주고 협력하는 분위기를 마련하는 것 등이 필요하다.

이상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조직을 만들기 위한 다섯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리더와 구성원 간의 신뢰다. 시스템을 구축해놓는다 하더라도 상호 신뢰가 없다면 진정한 자율권 부여가 어려울 뿐 아니라 구성원도 자발적으로 헌신하기보다 자율성을 악용할 우려가 있다. 기업은 구성원을 인간적으로 믿고, 구성원 역시 능동적 주체자로서의 자세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

원문: 곽숙철의 혁신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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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빌딩 이렇게 하라

적응과 생존이 목표였던 스타트업 새내기 제레미, 그도 어느덧 레벨 25가 됐다. 이제 그에게도 본격적인 임무가 주어졌다. 자신이 쓴 사업소개서를 토대로 프로젝트 진행하게 된 것이다. 스타트업 생존일기 9화는 프로젝트를 함께 할 팀원을 구성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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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레미가 팀원을 구성하는 기준은 다양했다. 예컨대 프로덕트 매니저의 경우 빠르고 정확하게 일을 처리하는 사람을 영입했다. 여기서 말하는 빠르고 정확하다건 의사결정과 실행을 신속하게, 제작 방향에 맞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팀원이 공유하는 가치도 중요하다. 개발자 영입과정에서 제레미가 중요시한 건 회사와 팀원이 추구하는 가치였다. 제레미는 팀빌딩 과정에서 “완벽한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중요한 건 팀원이 가진 능력과 성향, 목표와 가치가 팀과 부합하는지 여부다. 스타트업 구성원이라면 한번쯤 경험해봤을 팀 빌딩, 자세한 내용은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벤처스퀘어가 연재 중인 스타트업 생존일기는 스타트업 체험기를 담은 영상이다.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제이슨이 실제 스타트업에서 경험한 일을 바탕으로 제작한 것. 스타트업에 있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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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벤처스퀘어 http://ift.tt/2t4b6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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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를 방해하는 최악의 상사 6가지 유형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하는 법















4시간 전


개발자를 방해하는 최악의 상사 6가지 유형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하는 법

Paul Heltzel | InfoWorld


짜증 나는 상사에게서 받은 스트레스는 금요일 밤의 맥주 한 잔으로도 씻겨 내려가지 않는다. 천직이라 생각했던 개발 작업이 악몽으로 바뀌고 프로젝트는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면, 그러한 문제가 커리어 전체를 망쳐버리기 전에 빨리 상사와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



조직 관리 전문가이자 인기 작가인 피터 드러커는 “조직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것은 갈등, 혼란, 비효율 3가지뿐이다. 그 밖의 모든 변화는 올바른 리더십을 통해서만 발생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IT업계에도 훌륭한 리더는 존재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조직 전반에 확신의 분위기를 불어 넣어줄 수 있는 이는 일부에 불과하다. 더 큰 문제는 일개 직원에게는 팀을 이끌 리더에 대한 선택권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자신의 커리어 경로를 새롭게 그려나갈 가능성이 존재한다. 엔지니어링 사업부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비효율적 관리 방법의 몇 가지 공통된 특성에 대해서, 그리고 그러한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는 방법을 살펴보려 한다. 그럼, 혹시라도 곁눈질로 이 글을 읽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상사가 없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고, 쭉쭉 읽어 내려가 보자.



독선적 태도를 가진 상사

가장 먼저, 무엇이든 자신이 제일 잘 안다는 듯 행동하는 상사를 꼽을 수 있다. 이런 사람은 모든 정황을 살펴봐도 틀렸음이 분명한 상황에서까지 자신이 옳다고 믿는다. 게다가 이들은 주로 자기 생각을 굳게 믿으며 쉽게 마음을 바꾸지 않는다.



자이언트 립 컨설팅(Giant Leap Consulting)의 CEO이자 4권의 책의 저자인 빌 트레저러는 “이런 부류의 상사들은 대개 자신이 프로그래머보다 더 잘 안다는 과도한 확신이 있다. 또한, 상당히 강압적이어서 자신의 방식이 틀릴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그것을 관철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다. 이들과도 논리적인 대화가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애초에 사고회로 자체가 논리와 거리가 멀기 때문에 상당히 어렵다고 볼 수 있다” 고 말한다.



이런 상사가 팀 운영을 맡게 될 경우 모든 의사결정은 수직적으로 이루어지며, 판단에 문제가 있어도 이성적인 토론이 되지 않기 때문에 결국 프로젝트를 맡은 이들이 고생을 떠안게 된다. 게다가 이 경우에는 상사 없이 팀원들끼리 팀을 꾸려 나가는 셀프 매니징도 불가능한데, 이런 우회로를 쓰다가는 이들 상사의 심기를 거스르기 딱 좋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상사를 극복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 경우 개발자는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전달하면서도 그것을 완곡하고 부드럽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상사에게뿐만 아니라 직원에게도 주관과 의견이 있음을 뚜렷하게 피력하는 것이다. 독선적 태도를 취하는 유형의 상사들은 의외로 자신만큼이나 주관이 강한 사람에게는 약한 경향이 있다.”



갈대형 상사

앞서 소개한 독선적 상사와 정반대인 유형으로, 갈대형 상사도 있다. 이들은 가장 사소한 문제에 대해서도 결코 혼자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며, 끝날 줄 모르는 회의와 반려, 재작업으로 프로젝트가 시작되기도 전에 팀원들의 진을 빼놓는다.



“이런 팀에서는 설령 의사결정이 내려졌어도 후에 상사가 다른 상사나 직원들의 설득에 휘둘려 그러한 결정 내용을 수정하거나, 취소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모두가 알게 된다”고 트레저러는 말했다.



갈대형 상사를 대할 때는 앞서 언급한 독선적 상사를 대할 때보다 훨씬 더 섬세함이 요구된다.



이들에 대해서도 부하 직원으로서 자신의 의견을 확실히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다.



“현실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프로젝트 관리에 좀 더 배짱과 강단이 있는 다른 상사나 리더를 초청해 도움을 받는 것이다. 의사결정 및 브레인스토밍 과정에서 왜 다른 상사의 도움이 필요한지를 갈대형 상사에게 설명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화술과 외교술이 필요할 것이다. 즉 갈대형 상사를 대할 때는 독선적 상사를 대할 때보다 훨씬 더 완곡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설득력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마이크로 상사

마이크로 상사(micromanager)는 팀원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관리, 통제하려 들어 팀원들이 협력하고 창의성을 발휘할 여지를 허락하지 않는 상사다. 여기 소개된 다른 상사들과 마찬가지로, 마이크로상사 역시 팀의 활동성과 민첩성을 저하한다.



한소프트 앤드 파브로(Hansoft and Favro)의 CEO 패트릭 팜은 “모든 것을 다 통제하려 하는 마이크로 상사는 팀 전체의 자율성을 빼앗는다. 특히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이거나, 비슷한 프로젝트에서 성공의 경험이 없는 상사가 이런 태도를 취할 때는 아주 곤란하다. 상사가 팀을 신뢰하지 못해서 이런 경향을 보이는 경우 어렵지 않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불행히도 불신보다는 상사 자체가 통제하는 것에서 안정을 찾는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타인의 행동까지도 자신의 통제 범위 안에 두지 못하면 견딜 수 없어 한다”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상사와 관련해, 팜은 ‘서번트-리더(servant-leader)’의 개념을 잠시 소개했다. 이들은 기존의 수직적 매니징 스타일을 완전히 뒤집어엎은 리더로, 앞장서서 명령하고 이끌기보다는 자신이 솔선수범해 팀을 위해 봉사하는 모습을 보이고, 이후에 팀원들에게도 그와 같이 행동해 달라고 요구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마이크로매니징과는 전혀 다른 매니징 스타일이다.



“이러한 솔선수범의 리더십 없이 통제의 욕구만을 가지고 있는 상사는 문제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팜은 말했다. 동시에 결국 문제의 해결은 또다시 개발자가 나서거나, 참고 넘어가는 수밖에 없다고 조언한다.



“진지하게 말해서, 이직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그리고 이직까지 생각한다면 그 각오로 상사에게 맞서지 못할 이유는 또 무엇인가? 모든 팀원이 한마음이라면 생각보다 쉽게 상사를 설득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과정에서 품위를 잃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회사의 비전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상사의 방식에 대해 정확하고 간결하게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고 팜은 말했다.



리눅스 디버깅 툴 언두(Undo)의 CEO이자 공동 창립자 그렉 로는 상사에게도 일반 직원들과 같이 분명한 책임을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상사의 역할이 분명하지 않으면 팀 전체가 고생한다는 것이다.



로는 “물론 개발자들의 요구가 있다면 그에 합당한 지시를 내려주는 것도 상사의 역할이다. 하지만 가장 최선은 팀 스스로의 셀프 매니징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다. 상사의 역할은 팀원이 자율적으로 활동하며 역량을 발휘해 줄 수 있도록 자원을 제공해주고, 방해물을 제거해 주는 데에서 그쳐야 한다”고 말했다.



갑작스럽게 임명된 상사

동료 엔지니어나 팀원이 갑작스럽게 상사로 승진할 경우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충분한 경험과 교육을 받지 못한 새로운 상사는 여러 가지 예기치 못한 문제 상황에 부딪히게 된다.



WP 엔진(WP Engine)의 프로덕트 상사 테일러 맥카슬린은 아직 익숙하지 않은 역할에 당황하는 상사를 격려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팀원 중 누군가가 승진을 했다는 것은 그만큼 팀의 성과가 성공적이었다는 의미다. 팀원들 중 한 명이 상사가 되어 팀을 이끌게 된 상황이 잘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팀원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을 뿐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것이 반드시 잘못된 것은 아니다. 상사가 갖춰야 할 것은 개인으로서의 전문성이 아니라 팀 전체를 아우르고 운영하는 역량이며, 그러한 역량은 훌륭한 개발자가 되기 위한 역량, 코드를 잘 쓰기 위한 역량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고 맥카슬린은 설명했다.



지금은 미숙한 상사도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까? 아마도 그렇겠지만, 당장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로는 말한다. 처음부터 리더의 자질을 가지고 태어나는 이들은 극소수이며, 대부분은 시간이 흐르고 경험이 쌓이며 리더로서의 역량과 지혜를 얻게 된다.



“과연 리더십이 훈련으로 얻어질 수 있는 것인가, 아니면 재능의 문제인가를 묻는 것은 말하자면 테니스 선수는 훈련만으로 될 수 있는 것인지를 묻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테니스든 리더십이든, 모든 이들은 각 분야에서 타고난 역량과 한계가 있다. 하지만 경험과 훈련, 그리고 주변의 도움으로 으로 이를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라고 로는 말한다.



한소프트 앤 파브로의 팜에 따르면, 새로운 상사가 자신의 역할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고 상사의 역할이라고 생각되는 전형에만 충실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상사의 잘못이 아니며, 단지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라는 것이다.



“상사에게는 1:1로 대화를 나누고 피드백을 통해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이다. 신뢰가 쌓일수록 상사와 팀 간의 튼튼한 유대 관계가 형성된다. 상사를 신뢰할 수 없다면, 차라리 스스로가 상사가 되는 편이 나을 것이다”라고 팜은 말했다.



까칠한 상사

다른 경우와 마찬가지로, 상사들 역시 겁을 먹으면 일이 잘 풀리지 않을까 걱정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리고 그러한 두려움을 숨기기 위해 오히려 더 잘난 체를 하거나, 쉽게 짜증을 내고 퉁명스러운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로는 “이들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한 번쯤 생각해보길 바란다. 특히 새롭게 상사가 된 이들의 경우 자신감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팀 매니징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까칠한 태도를 보이는 상사로부터 거리를 두고 싶은 것은 당연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네는 것이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는 길이다.



맥카슬린은 “프로젝트 진행 경과를 놓고 패닉하는 상사가 있다면 최선의 해결 방법은 대화로 푸는 것이다. 프로젝트의 모든 사소한 디테일까지 다 논의하라는 것은 아니다. 프로젝트의 굵직한 진행 상황 정도라도 공유하고 있자는 것이다. 중간 목표까지는 어느 정도 일이 진행되었는지, 진행 도중 발생한 문제에 대한 조언이나 해결책은 없는지 등을 상사와 나누고 도움을 청하는 것이다. 대화 없이는 확신도 쌓이지 않고,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는 두려움을 극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상사가 프로그래밍에 천재적 기량을 보이거나, 프로젝트의 모든 디테일에 대해 전부 다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그저 지금 프로젝트가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는지, 팀원들이 어떤 일에 집중하고 있는지를 아는 것만으로도 상사가 갖는 불안감을 해소하고 그로 인한 마이크로매니징의 문제와 잘못된 의사결정을 막을 수 있다.



“좋은 상사라면 팀원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지를 허락해야 한다. 상사의 역할은 스스로 성공적 결과를 창출해내는 것이 아니라 팀원들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방해 요소를 없애고, 자원을 제공하며, 다른 팀 및 이해관계자들, 그리고 상부 매니지먼트와의 대화를 이끌어가는 것”이라고 맥카슬린은 말한다.



사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방법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그 자체로 상사와 팀의 신뢰 회복 문제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증거이기도 하다.



“특히 시니어 개발자가 적극적으로 상사의 역할을 도움으로써 상사가 불필요한 걱정을 덜고 중요한 문제에 집중하게 되고, 이로써 문제가 효과적으로 해결되는 케이스를 여러 번 봤다”고 로는 말한다.



욕심 많은 상사

매니징 전문가들 사이에는 이런 말이 있다. 코드는 음식과 같아서 어떤 경우에도 가격과 속도, 퀄리티 셋 중 두 가지만 만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셋을 다 충족하기를 원하는 욕심 많은 상사다. 이들은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우선순위를 정해주지 않으며, 충분한 시간 여유도 주지 않은 채 무리한 부탁을 하고, 또 자신이 요구하는 결과물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예산만을 책정한다.



이런 상사 밑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용기를 가지고 피드백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들과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만 프로젝트를 제대로 진행할 수 있으며 거리를 유지하려는 그런 태도는 환영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절대 상사에게 ‘그런 요구는 너무 무리다, 과하다’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대신에 ‘요구하신 대로 하게 되면 팀에게 이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차라리 이러이러한 방식이 어떻겠는가’라고 제안하는 화법을 써야 한다”고 팜은 말한다.



특히 이들 상사 밑에서 일할 때는 불필요한 부분은 생략하고 서로 더 잘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융통성 있게 위임하는 등 유연한 접근을 취해야만 산더미처럼 불어나는 일거리를 조절할 수 있다. 그에 덧붙여 일을 진행함에 있어 상사가 우선순위를 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팜은 조언한다.



“우선 제품 백로그(backlog)를 확보하고 상사와 협상을 해야 한다. ‘이것과 저것을 모두 이번 주 내로 끝내야 한다는 것은 알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아이템은 무엇인지’를 물어봐야 한다. 중요한 것은 상사에게 결정권 및 통제권을 주어 스스로 우선순위를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우선순위 아이템이 결정되면 그것을 1~2주일 이내로 먼저 처리할 수 있다. 그런 식으로 업무가 리듬을 타게 되면 여기저기 산재해 있는 일거리에 짓눌리는 듯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팜은 조언했다.



라이언트 립의 트레저러 역시 상사에게 때로는 솔직한 피드백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상사의 무리한 요구로 팀 전체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다.



또, “효과적인 피드백을 위해서는 피드백 내용과 상사의 목표를 연계시키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상사가 ‘정말 중요한 아이템’이라며 또 다른 아이템을 어젠다에 추가하려고 할 경우, 수많은 아이템 중 어느 것이 진짜 중요하고 시급한 것인지 팀원들 모두가 헷갈리고 있음을 이야기하고, 정말 중요하고 시급한 몇 가지에 집중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음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선의 전략은 지뢰를 미리 피해 가는 것

물론 가장 최상의 상황은 당신의 상사가 위에서 언급한 그 어떤 유형에도 속하지 않는 경우일 것이다. 어떤 사람이 상사가 되느냐는 선택할 수 없지만, 직장에 입사하기 전에 상사가 어떤 사람인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몇 가지 기준은 있다. 여기서 언급할 몇 가지 기준에 상사가 부합하는 것 같다면, 입사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글래스도어를 통해, 혹은 해당 회사에 다니는 지인이나 면접 시 분위기를 통해 문제의 징조를 찾을 수 있다.



로는 “면접은 일방적인 취조가 아니라 쌍방간 대화의 자리다. 면접에서는 구직자도 회사에 궁금한 것들을 물어볼 수 있다. 당신에게 충분한 기량이 있다면, 노동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법칙은 고용주가 아닌 구직자에게 더 유리하게 작동한다. 그러니 시장경제의 힘을 믿고, 회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무엇인지 물어보기 바란다. ‘팀에 의한 의사결정’과 같은 추상적인 대답을 한다면, 구체적인 예를 한두 가지 들어 달라고 요구하면 된다. 구체적인 예시를 요구함으로써 그것이 단순히 말 뿐인지, 아니면 정말로 이 회사가 팀원들 간 협력과 자율을 중요시하는 회사인지 알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미 입사해 버렸고, 나중에 가서야 상사의 상태를 알게 되었다면, 어쩔 수 없다. 최대한 상사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심리학 공부를 해 보는 것은 어떨까?



로는 “기초적인 심리 기제를 이해하고, 상사가 언제 비이성적, 감정적으로 행동하는지, 또 어떻게 하면 합리적인 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물론 조직의 일원으로써 회사 일에 성실하게 임해야 하지만, 상사보다 먼저 자신을 챙길 수 있어야 한다. 스스로가 원하는 것,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잘 생각해 보고, 그것을 어떻게 하면 대화를 통해 전달하고 관철시킬 수 있을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트레저러가 전하는 가장 중요한 조언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원하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아주 구체적으로 답할 수 없다면 만족스러운 커리어는 물론 인생 경영도 요원한 일이 될 것”이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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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마음속의 미국 – 중국인은 미국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출처 : 셔터스톡>



맥도날드를


바라보는


상반된


시각

왕푸징은 베이징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입니다. 1백 년 넘은 가게부터 명품가게, 소품과 기념품 가게, 꼬치구이 같은 다양한 먹을거리를 파는 골목까지 모여 있습니다. 중국 옛말에 이곳에 가게를 열면 하루에 황금 한 말은 충분히 번다고 할 정도로 번성한 상업지역입니다. 늘 사람들이 붐비는데, 1992년 4월 24일에는 더욱 많은 사람들이 밀려들었습니다. 맥도날드가 베이징에서 처음으로 문을 열었기 때문입니다. 맥도날드 매장이 들어선 곳은 왕푸징 거리의 남쪽 입구로, 베이징을 동서로 가르는 중심축인 창안대로와 만나는 곳입니다. 베이징에서 가장 눈에 뜨이는 곳에 세계에서 가장 큰 맥도날드 매장이 들어선 것입니다. 좌석이 700석이었고, 카운터는 29개였습니다. 이날 4만 명이 맥도날드를 찾았습니다. 이제 중국에서도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많은 중국인이 열광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중국인도 많았습니다. 베이징의 상징인 왕푸징에, 그것도 입구에 커다랗게 맥도날드의 ‘M’자가 걸리는 것에 분노한 것입니다. 맥도날드는 미국 문화를 상징하는데, 어떻게 베이징의 중심에 매장을 허가해 줄 수 있느냐는 불만이었습니다.






중국 베이징 번화가의 맥도날드 매장 <출처 : 셔터스톡>

중국 정부가 맥도날드를 베이징에 허가한 것은 중국과 미국이 수교하던 1978년에 코카콜라를 들여오면서 개혁개방 정책을 세계에 알린 것과 같은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1989년 톈안먼 사태가 벌어진 뒤 한동안 중국이 개혁개방 정책을 지속할지를 두고 논란이 있었지만, 그런 논란에 종지부를 찍으면서 개혁개방을 지속하겠다는 메시지를 세계에 보낸 것입니다.

맥도날드를 허가하면서 중국 정부가 고려한 정치적 메시지와는 상관없이, 맥도날드에 열광하거나 분노하는 중국인의 대조적인 모습은 미국을 대하는 이중의 감정을 잘 보여줍니다. 맥도날드만이 아니라 스타벅스라든가, KFC 같은 미국 소비문화를 상징하는 브랜드를 소비하는 중국인의 심리에는 일반적으로 이런 이중의 감정이 존재합니다. 많은 중국인에게 맥도날드 햄버거나 스타벅스 커피는 단순히 커피나 햄버거가 아닙니다. 발달한 미국의 최신 문화와 최신 라이프 스타일의 상징물로서, 동경과 선망의 대상입니다. 그래서 맥도날드 햄버거나 스타벅스 커피를 먹으면 뉴요커가 되거나 미국 중산층이 된 것 같은 자부심이나 신분이 상승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는 것입니다.



죽을


파는


중국


맥도날드






중국인들이 즐겨 먹는 요우티아오와 콩국 <출처 : 셔터스톡>

중국인에게 미국 문화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맥도날드는 최근 들어 과감하게 메뉴에서 중국 현지화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작년(2016년) 2월부터 죽을 팔기 시작한 것입니다. 또 다른 대표적인 미국 기업인 KFC는 이미 2002년부터 중국인이 좋아하는 아침 메뉴인 죽과 콩국, 그리고 일종의 밀가루 튀김인 요우티아오를 팔기 시작했습니다.

이들 기업은 중국에 진출한 초기에는 세계적으로 표준화된 메뉴를 제공하면서 중국인에게 맥도날드와 KFC에 가면 미국인과 같은 문화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세일즈 전략으로 삼았습니다. 세련된 화이트칼라 계층이 즐기는 곳이자 낭만적 사랑이 있는 곳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광고를 집중적으로 내보냈습니다. 많은 중국인들도 맥도날드를 현대적이고 미국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에 맥도날드와 KFC가 미국 맛을 파는 것이 아니라 중국 맛을 팔면서 메뉴를 중국 현지화하고 있습니다. 변화된 중국인의 기호, 미국 문화를 일방적으로 추종하는 데서 벗어나서 중국 문화와 중국 전통을 재발견하는 중국인의 변화된 생각을 좇기 위한 변신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미국 맛과 미국 문화, 미국 생활을 동경하는 마음이 중국인에게서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아직도 많은 중국인에게 그런 정서가 남아 있습니다.



동경과


혐오의


교차

맥도날드에 대한 서로 다른 반응이 말해주듯이 미국은 중국인이 선망하는 나라이자 증오하고 반감을 갖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이런 양가감정은 맥도날드가 베이징에 매장을 열던 무렵부터 지금까지 거의 비슷한 추세입니다. 미국 퓨 연구센터(Pew Research Center)는 해마다 세계 주요 국가 국민의 특정국에 대한 호감도와 혐오도를 조사합니다. 그 결과를 보면 1990년 이후 중국인의 미국에 대한 호감도와 혐오도는 각각 50% 전후에서 서로 시소를 이룹니다.

이런 경향은 최근 10년도 비슷합니다. 미국에 대한 중국인의 호감도는 2007년에 34%로 최저치를 기록하였고, 2010년에는 58%로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이 두 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40-43% 사이였습니다. 가장 최근인 2016년 봄에 나온 결과를 보면,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44%였고, 혐오도는 이보다 6% 높은 50%였습니다. 미중 사이에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추를 감안하면 미국에 대한 혐오도가 조금 높아지고 있지만 그래도 호감도와 혐오도가 50% 전후에서 크게 변하지는 않았습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최근 몇 년 사이에 미국에서는 중국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에 비해 중국인의 미국에 대한 반감은 그처럼 크게 높아지지 않는 점입니다. 미국인을 향한 중국인의 혐오도는 2007년(57%), 2013년(53%)을 제외하고는 50%를 넘지 않았지만 반대로 미국인의 중국에 대한 혐오도는 2012년을 전환점으로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2012년 40%였던 중국에 대한 혐오도는 계속 상승하여 2016년에는 55%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반면에 2016년 중국인의 미국 혐오도는 44%였습니다.



세대에


따라


다른


미국을


보는



여론조사를 보면 미국을 좋게 보는 중국인과 미국을 나쁘게 보는 중국인이 거의 반반을 이루고 있지만, 여기에도 세대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짧은 기간에 급격한 변화를 겪은 중국에서도 우리만큼이나 세대별 인식 차이가 심한데, 미국을 보는 눈도 그렇습니다. 나이가 많은 중국인일수록 미국을 부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미국 혐오도를 보면 2016년을 기준으로 18세부터 34세 사이의 중국인 중에는 36%가 미국을 혐오했고, 35세부터 49세 사이 연령의 경우 42%, 50세 이상은 56%였습니다. 50세 이상에서 미국을 싫어하는 비율이 제일 높습니다.






미국 문화를 자연스럽게 소비하는 젊은 중국인들 <출처 : 셔터스톡>

미국에 대한 인식을 조사할 때 34세와 50세를 기준으로 나눈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현대 중국의 중요한 역사적 전환점을 기준으로 중국인의 의식을 살펴보려는 의도 때문입니다. 중국에서 34세 이하 인구는 중국 전체 인구에서 약 절반(47%)을 차지합니다. 이들 세대는 마오쩌둥 사회주의 시대(1949-1976)가 끝나고 개혁개방이 본격적으로 추진된 1980년 이후 출생한 세대입니다. 마오쩌둥 시대에 대한 기억이 없는 세대이자 개혁개방 시대를 상징하는 세대, 시장경제 시대 세대입니다. 중국 경제성장의 혜택을 받으면서 자라난 세대, 이른바 ‘새로운 중국인(New Chinese)’입니다. 이들 젊은 세대는 미국을 우호적으로 보는 비율이 다른 세대보다 높습니다.

이에 비해 미국을 가장 부정적으로 보는 세대인 50세 이상은 중국 전체 인구에서 약 11%를 차지합니다. 이들은 문화대혁명이 시작된 1966년 이전에 태어난 세대로, 마오쩌둥 사회주의 시대를 살았던 세대입니다. 지금 중국에서 마오쩌둥 사회주의 시대에 대한 경험을 지닌 마지막 세대이자, 시진핑 주석(1953년생)이 그렇듯이 중국공산당과 중국 정부를 이끌고 있는 세대입니다. 현대 중국에서 미국을 가장 적대시하고 반미운동이 가장 심하게 전개된 때가 마오쩌둥 사회주의 시대인데, 이때 성장한 세대가 지금도 다른 세대 중국인에 비해 미국에 가장 강한 거부감을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주도하는 것도 이 세대입니다.



“호랑이는


트루먼만


먹지”


:


마오쩌둥


시대의


반미


감정

지금 50세 이상인 중국인은 반미 의식과 함께 성장한 세대입니다. 이 세대의 반미 의식을, 베이징대학 교수를 지내고 중국 비판적 지식인의 상징이라는 평가를 받는 첸리췬(錢理群) 교수의 회고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첸리췬은 1939년생으로, 사회주의 정부가 들어선 이듬해인 1950년에 중학교에 입학하고, 1956년에 대학에 입학하여 1960년에 졸업한 사람이어서 마오쩌둥 시대에 소년기와 청년기를 보낸 중국인을 상징합니다. 그는 자기 세대가 당시 세계질서를 이해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이 이른바 ‘항미원조(抗美援朝)’와 그 이후에 전개된 반미 교육이라고 말합니다. 중국에서는 한국전쟁을 미국에 대항하고 조선을 돕기 위해 벌인 전쟁이란 뜻으로, ‘항미원조(抗美援朝)’전쟁이라고 부릅니다.

첸리췬은 중국에 사회주의 정부가 수립된 이듬해에 터진 한국전쟁에 중국이 참전하여 미국을 주축으로 한 연합군과 전쟁을 하고, 그 이후 미국이 중국을 봉쇄하는 등 냉전적 대립을 하는 과정에서 자기 세대가 자연스럽게 반미의식을 지니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각종 미국 성토대회에 참여하고 제국주의 침략사 등을 집중적으로 배우는 교육을 통해 미국을 멸시하는 ‘멸미(蔑美)’, 미국을 우습게 보는 ‘경미(輕美)’, 미국 원수로 생각하는 ‘수미(讐美)’의식을 지니게 되었다고 회고합니다.

첸리췬의 회고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1950년대 중국에서는 반미가 교육과 생활의 일부였습니다. “일이삼사오, 산에 호랑이를 잡으러 가자, 호랑이는 사람은 안 먹지, 트루먼만 먹지.” 1950년대에 중국 아이들이 고무줄놀이를 하면서 부른 노래입니다. 1950년대에 살았던 중국인이라면 어른이건 아이건 모두가 기억하는 노래입니다. 이 노래에 등장하는 트루먼(Harry S. Trumam)은 당시 미국 대통령입니다.

한국전쟁 당시 트루먼은 연합군이 만주지역까지 공격할 것을 주장하여 중국이 한국전쟁에 개입하는 하나의 빌미를 제공한 맥아더 유엔군 총사령관을 해임시킨 인물입니다. 하지만 트루먼은 중국을 위협하는 미 제국주의의 상징이 되어 호랑이는 사람은 잡아먹지 않고 트루먼만 잡아먹는다는 중국 아이들 노래 속에서 인간 이하 취급을 당했습니다. 이 노래를 보면, 당시 반미가 중국 사회의 주요 국가 이데올기로써 얼마나 중국 사회에 넓게 퍼졌는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고무줄놀이를 하면서 “무찌르자 오랑캐(즉 중국군) 몇백 만이냐, 대한남아 가는데, 초개로구나”를 부르면서 중국(당시 호칭으로는 중공)에 대한 적개심을 키울 때, 중국 어린이들은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키운 것입니다.



미국과


전쟁한


중국에


대한


자부심

그런데 한국전쟁에서 중국이 미국과 전쟁을 하고 미국과 정전협정의 주체로 대등하게 맞섰다는 사실은 중국인에게 민족적 자부심을 가져다주는 계기였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중국인들은 스포츠든 경제력이든 중국이 미국과 대등해졌다고 할 만한 일이 생기면, 민족적 자부심을 느낍니다.

첸리췬의 회고에 따르면 중국이 한국전쟁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막강한 전력의 연합군과 싸워서 밀리지 않았고 정전협정에서도 당사자 역할을 한 것이 중국인을 고무시켰습니다. 1949년 10월 1일 마오쩌둥은 사회주의 중국의 수립을 선포하면서 “중국인이 이제 일어섰다”고 선언했는데, 마오의 말을 실감하게 된 것입니다. 첸리췬은 이를 두고, “거의 모든 중국인과 중국인이 중국이 이제 일어섰고 세계판도에서 독립적이고 평등한 지위를 획득했다는 민족적 자부심을 가졌다”고 회고했습니다.






핑퐁외교를 기념하는 우표 <출처 : 셔터스톡>

미국을 미제국주의라고 여기면서 가장 미국을 부정적으로 생각한 때는 마오쩌둥 사회주의 시기 중에서도 초중반기인 1949년부터 1972년까지입니다. 그런데 1972년에 닉슨이 중국을 방문하여 마오쩌둥과 손을 잡고 같이 마오타이 술을 마시고, 양국 탁구 선수가 경기를 합니다. 미중 사이에 이른바 ‘핑퐁외교’가 펼쳐지자 그동안 반미의식에 빠져 있던 중국인들은 순간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중소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 전략적으로 화해를 취하려는 중국, 중국과 소련이라는 양대 공산대국을 분열시키는 한편, 현실적 이익을 위해 미중 관계를 개선하려는 미국의 전략이 맞물려서 미중 화해시대가 열립니다. 그리고 중국인의 반미의식은 주춤해집니다.



개혁개방과


미중


밀월시대의


개막

마오쩌둥이 죽고 덩샤오핑이 개혁개방 정책을 시작한 1979년부터 1989년 톈안먼 사태가 일어나기까지는 미중 관계가 가장 좋았던 시기입니다. 1979년 1월에는 덩샤오핑이 처음으로 중국 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정식으로 미국을 방문합니다. 카우보이모자를 쓰고 로데오 경기를 관람하여 당시 미국인이 갖고 있던 ‘빨갱이 중국(Red China)’ 이미지를 불식시킵니다.






중국의 토플학원 광고

1980년대는 미중 밀월기였습니다. 중국 텔레비전에서 미국은 친절하고 자상한 이미지로 소개되었고, 미국 관련 연구소가 설립되었으며 미국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집니다. 1980년대 중국에서 유행한 신조어에 디스코(迪斯科)와 토플을 뜻하는 ‘투어푸(托福)’가 들어 있습니다. 중국 젊은이들이 미국 대중문화에 열광하기 시작했고, 미국 대학에 가기 위해 대학생들 사이에서 토플 시험 열풍이 분 것입니다.

마오쩌둥 시대 중국인에게 미국은 자본주의 부패국가이자 대표적인 제국주의 국가였지만, 이제 미국은 중국이 개혁개방을 통해 현대화를 실현하는 데 가장 본받아야 할 나라가 됩니다. 특히 낙후된 중국의 현실에 분노하고 중국공산당에게 강하게 정치적 경제적 개혁을 요구하던 지식인들이 가장 흠모했던 나라가 미국이었습니다.

1980년대 대표적인 반체제 지식인인 팡리즈(方勵之)의 경우에서 보듯이, 많은 중국 지식인들이 미국식 기준에 따라 중국을 개혁하자고 요구했습니다.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 당시 대학생 중에도 이런 생각을 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톈안먼 민주화운동의 핵심 인물로, 지금까지 줄기차게 미국식 민주개혁을 요구하고 있는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는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짧게


막을


내린


미국


열풍






중국 드라마 ‘뉴욕의 베이징인’ 포스터

하지만 톈안먼 민주화운동이 탱크에 진압당하고 비극적으로 막을 내린 순간, 중국 사회를 흔든 미국 열풍도 짧게 막을 내립니다. 공교롭게도 베이징 중심가에 맥도날드 매장이 문을 연 1992년 이후 중미 관계가 나빠지기 시작하고, 미국을 보는 중국인의 마음도 변하기 시작합니다. 그런 중국인의 마음의 변화를 반영한 드라마가 1994년 1월 1일부터 CCTV에 반영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누립니다. ‘뉴욕의 베이징인(北京人在紐約)’이라는 드라마입니다. 첼리스트인 남자주인공과 그의 아내가 아메리칸 드림을 목표로 한 푼 없이 뉴욕에 갑니다. 갖은 고생 끝에 드디어 성공을 하지만, 결국 망합니다. 당시 중국 드라마로서는 드물게 미국 현지 촬영을 하여 뉴욕의 여러 가지 생생한 모습을 중국인에게 보여주었습니다. 21회 방영된 이 드라마는 이런 문구와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당신이 그를 사랑한다면 그를 뉴욕으로 보내라. 그곳은 천당이니까.

당신이 그를 미워한다면 그를 뉴욕으로 보내라. 그곳은 지옥이니까.

1980년대에 중국인에게, 특히 중국 지식인에게 미국은 천당이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중국인에게 미국은 이제 천당이자 지옥으로 여겨지기 시작합니다. 마오쩌둥 시대에 미국을 보는 눈이 부정일변도였고, 1980년대에는 긍정적인 시각이 주류였다면, 1990년부터 미국을 긍정적으로 보기도 하고 부정적으로 보기도 하는 이중적이고 복합적인 시각이 자리를 잡습니다. 그리고 중국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중국인의 민족적 자부심이 갈수록 높아져가고, 반면에 이런 중국의 빠른 성장을 보면서 미국이 중국을 봉쇄하는 정책을 펴기 시작하자, 중국인 마음에서는 반미 민족주의 정서가 높아지기 시작합니다.



미국의


중국


봉쇄론과


비등하는


중국인의


분노

1992년 미국 민주당 클린턴정부가 들어선 뒤 미중관계가 악화되기 시작합니다. 중국이 민주화운동을 탄압하고 인권을 억압하는 문제를 더욱 집중적으로 거론하는 등, 미국은 소련이 해체된 뒤 유일한 사회주의 대국인 중국을 견제하기 시작합니다. 1994년 말에 미국에서 실시된 한 여론조사를 보면 57%의 미국인이 중국의 발전이 미국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응답하는 등, 미국 사회에서 중국 공포감이 확산되고 중국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중국 봉쇄론이 대두하기 시작합니다.

미중 관계가 악화되기 시작한 가운데 중국에서 1980년대 확산된 미국을 보는 긍정적 시각을 밀어내고 부정적인 시각이 빠르게 확산되는 일련의 사건이 1993년부터 1995년 사이에 일어납니다. 먼저, 1993년 7월에 미국이 중동으로 항해하는 인허호(銀河號)라는 중국 화물선에 이란에 공급하려는 화학무기의 원료가 실려 있다는 이유로 함대와 비행기를 동원해 추적하다가 공해상에 정지시키고 3주간 억류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조사 결과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중국인이 격분합니다. 공해상에서 중국 배가 미국에게 굴욕을 당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중국 국민들은 미국에 항의를 해야 한다고 했지만, 중국 정부는 미온적이었습니다. 중국 정부로서는 미국을 자극하지 말아야 할 중요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새로운 세기가 시작되는 2000년에 베이징에서 올림픽을 개최하려고 신청을 해 둔 상태였고, 투표가 9월로 임박했기 때문입니다. 그해 9월 23일 새벽 2시에 실시된 최종투표에서 베이징은 시드니에 밀려 2000년 올림픽 개최에 실패합니다.

4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이었고, 3차까지는 베이징이 내내 선두를 차지했지만, 마지막에 2표 차이로 시드니에게 밀렸습니다. 중국인들은 마지막에 미국과 영국이 조직적으로 시드니를 밀어서 베이징이 실패했다고 분노했습니다. 새로운 세기가 시작되는 2000년에 중국에서 처음으로 올림픽을 개최하려는 중화민족의 간절한 여망을 미국이 짓밟았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비등하는 미국에 대한 분노에 기름을 붓는 일이 연이어 벌어집니다. 예민한 타이완 문제가 불거진 것입니다. 미국은 타이완 독립을 주장하던 타이완 총통 리덩후이(李登輝)가 미국을 방문하는 것을 허락하고 리덩후이는 미국을 방문하여 코넬대학에서 연설을 합니다. 이를 두고 중국인은 미국이 중국의 통일을 막고 중국을 분열시키려 한다고 미국을 거세게 비판합니다. 반미 민족주의 정서가 절정을 이룹니다.

당시 서점가에서는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중국(中國可以說不)>, <중국은 왜 노(No)라고 말하는가(中國爲什麽說不)>, <중국을 악마로 만드는 배경(妖魔化中國的背後)> 등등, 중국인의 반미 정서에 부응하고, 더욱 부추기는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됩니다. 1999년에는 유고 공습을 하던 나토 전투기가 베오그라드 주재 중국대사관을 폭격하는 일이 발생하자 격렬하게 반미 시위를 벌이기도 합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 과정에서 성화 봉송을 방해하는 일이 일어난 것도 반미 감정을 크게 높이는 계기로 작용합니다.






중국의 베스트셀러였던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중국>



미국을


최대


위협국으로


생각하는


중국인

이런 일련의 사건을 겪고 나서 미국을 보는 중국인의 생각이 달라집니다. 미국은 이제 중국이 부상하는 것을 막고, 중국의 통일을 방해하면서 중국의 분열을 바라고, 중국이 세계에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저지하려는 국가로 여겨지게 됩니다. 이런 미국에 대한 시각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지금까지 중국인의 마음에 일관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2016년 봄 조사에 따르면, 중국인 가운데 중국이 강해지는 것을 미국이 방해하려고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52%였고, 가장 중국을 위협하는 요소로 미국의 힘과 영향력을 꼽은 사람이 45%였습니다. 더구나 중국인의 약 2/3가량인 75% 중국인이 최근 10년 동안 중국이 세계에서 좀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믿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중국이 세계에 영향력을 미치는 것을 가장 방해하는 나라라고 여기는 것입니다.

미국에 대한 반감, 넓게는 서구사회에 대한 반감이 늘어나는 것과 맞물려서 마치 시소게임처럼 중국 고유의 것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국 문화나 미국 가치보다는 중국의 고유한 가치나 중국 전통, 중국 문화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문화 보수주의나 민족주의 정서가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국 맥도날드 메뉴의 변화입니다.



군사대립을


넘어


문명의


대립으로

중국 경제가 성장하고 중국 국력이 신장되면서 중국 문화와 중국 가치, 중국 고유의 라이프 스타일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그것을 존중하는 중국인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중국이 낙후되어 있을 때는 중국 문화와 중국 역사를 중국이 낙후하게 된 원인으로 생각하면서 이를 부정하였지만, 경제가 성장하면서 이제 중국 역사와 중국 문화에 자부심을 갖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미국 문화나 서구문화로부터 중국 문화와 중국 역사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지키려는 문화 보수주의 흐름 혹은 문화 민족주의 정서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2016년의 여론조사에서 약 2/3인 77%의 중국인이 외국 문화의 영향에서 중국인 고유의 삶의 스타일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응답하였습니다. 이 수치는 2002년보다 13%나 늘어난 것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은 21세기 이후 더욱 강해지고 있습니다. 중국이 G2대국으로 부상하면서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서 중국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만이 아니라, 미국 문화와 미국 가치, 미국 제도로부터 중국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중국인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요컨대 중국인들이 점점 서구적인 것, 미국적인 것 대신에 중국 고유의 가치와 제도, 문화의 의미를 재발견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중국이 성장하면서 미국과 중국 사이의 갈등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데, 앞으로 그 갈등이 한층 더 깊은 차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 갈등이 군사와 경제 차원을 넘어서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가치와 제도, 문화, 생활방식 등 전 방위적인 차원에서 미국적인 것과 중국적인 것이 대립하고 경쟁하는 일이 앞으로 지속될 것입니다. 이 차원의 미중대립은 문명론적 대립이어서, 군사적 대립이나 경제적 대립보다도 한층 깊고, 오래도록 대립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21세기 세계사의 쟁점입니다.

Yongnian Zheng, Discovering Chinese Nationalism in China, Cambridge Univ. Press, 1999, p.3 및 「번지는 중국 공포증」, ‘뉴스위크’(한국판), 1995. 7. 19, 14면 참조.



저자
이욱연

|

서강대학교 중국문화학과 교수
고려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베이징사범대학교 고급 진수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서강대학교 중국문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중국 현대문학과 현대문화를 연구하면서 현대 중국인들의 속내를 섬세하게 탐구하는 작업에 매진해왔다. 지은 책으로 《
중국이 내게 말을 걸다

》, 《
이만큼 가까운 중국

》 등이 있고, 번역한 책으로 《
우리는 거대한 차이 속에 살고 있다

》, 《
아침꽃을 저녁에 줍다

》, 《
아큐정전

》 등이 있다.
‘파워라이터 ON 시즌 2’는 설혜심, 주경철, 최덕근, 진중권, 류동민, 오찬호, 이욱연, 김호 등 학계에서 인정받는 학자이자 유명한 분야 전문가 8인의 지식 콘텐츠를 간편하게 만나볼 수 있는 연재 프로그램입니다.

‘파워라이터 ON 시즌 2’ 연재는
네이버문화재단

이 후원합니다.


발행


2017.03.31.


주석


1
여기서 언급된 각종 통계는 모두 Pew Research Center의 ‘Global Attitudes & Trends’ 조사 결과에 의거하였음.

2
錢理群, 「我們這一代人的世界想像」, http://ift.tt/2mU4Nr3

3
Yongnian Zheng, Discovering Chinese Nationalism in China, Cambridge Univ. Press, 1999, p.3 및 「번지는 중국 공포증」, ‘뉴스위크’(한국판), 1995. 7. 19, 14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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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는 좋지만…사업 계획은 향수다

최근 한 Q&A 세션에서 투자자에게 보여줄 용도로 만든 사업계획서와 재무예측문서의 중요성에 대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이에 대한 대답이 썩 자랑스럽지는 않았지만 일단 옮겨 적어보면 이렇다. 아직 수익을 내기 전 초기 단계 스타트업이라면 사업 계획, 특히 재무 예측은 완전히 허구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뤄진 사실이 아닌 것에 대해 설명하는 것인 만큼 아무 가치가 없다는 얘기다. 일종의 판타지다.

엔젤 투자자로 지난 몇 년 동안 수백 개에 이르는 스타트업이 낸 사업계획서와 재무예측서를 봐왔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예측에 맞게 행동하는 스타트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성공한 스타트업은 실질적인 사업 계획을 통해 나아갈 방향을 정한다. 이론과 실제는 다르다는 얘기다. 이 사실을 빨리 인지하고 적응할수록 좋다.

그렇다면 사업 계획이란 게 전혀 필요하지 않은 걸까. 만일 투자자가 여러분에게 계획서를 요구한다면 준비할 필요는 있다. 하지만 경험이 많은 투자자라면 사업 계획을 묻는 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 중에서도 재무 예측 면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초기 단계에서 이뤄지는 재무 예측은 악명이 높다. 그렇지만 세상 모든 투자자가 다 똑같은 건 아니다. 투자를 받는다는 건 마치 이성과 데이트를 하는 것과 같다. 나름의 규칙과 습관이 있다. 따라서 어떤 투자자는 문서를 받아보는 데 익숙하다. 준비할 필요는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런 설명을 조금 달리 말해보자면 사실 사업 계획이란 건 향수와 같다고도 할 수 있다. 냄새를 맡는 것까지는 좋지만 마시면 안 된다는 뜻이다. 투자자를 위해 준비할 계획이나 예측은 단지 보여줄 용도 그 자체가 전부다. 이 계획을 투자자가 진심으로 받아들인다거나 앞으로 여러분이 이 계획대로 따라가야 한다고는 생각할 필요가 없다. 이런 투자자용 사업 계획을 대신할 여러분만의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를 통해 뭘 할지보다는 문제를 정의하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직 투자 시드 단계라면 미리 3∼4개월치 액션 플랜을 확립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 사이 목표 시장이 바뀔 수 있고 비즈니스 모델이 변경될 수도 있다. 시장에 진출해 실제 소비자에게 피드백을 받기까지는 핵심 피처도 확립할 수 없다. 이렇게 변수가 많은 상황이라면 계획에만 집착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 그렇다고 계획 자체를 하지 말라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스스로 할 일까지도 계획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얘기다.

사업 초기 단계에 필요한 유용한 계획이란 뭘 할지 집중하기보단 해결하려는 문제가 뭔지 이해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면 현재 해결하려는 문제점은 무엇인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팀이 가진 장점은 뭔지, 현재 존재하는 해결책은 무엇이고 왜 만족스러운 방법이 되지 않는지 등이다. 이런 부분에 대해 최대한 객관적이고 정직하게 답을 구해보는 것이다.

힌트를 적어보면 만일 여러분의 답이 “우리팀은 비교적 재능이 뛰어나다”는 식이면 좋은 답이 아니다. 이보다 더 좋은 답변은 다른 누군가가 갖지 못한 장점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또 누군가와 협력 또는 다른 분야에서 빌려온 지식을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한 지름길을 찾아다는 것도 될 수 있다. 문제를 이해하고 목표 시장을 잘 이해할수록 노선 변경 전략을 더 잘 적용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여러분이 지금 노선을 바꿔야 한다는 걸 장담할 수 있다.

손자병법을 보면 적을 알고 자신을 알 때 모든 전투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한다. 사업에선 문제점 그리고 자신의 강점을 파악하는 게 전투 승리의 열쇠다. 실제 어떻게 전투를 할지에 대한 전략보다도 훨씬 중요하다.

사업 계획이 중요할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요청을 받는다면 당연히 작성하는 걸 권한다. 하지만 이보다는 스스로의 계획이 훨씬 더 중요하다. 일의 단계를 모아놓은 게 아니라 전체 상황을 더 잘 이해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속한 분야의 진정한 전문가이자 소속팀의 핵심 역량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있다면 전략 노선을 잘 바꿔 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Do you need a business plan?

I was recently asked in a Q&A session about the importance of the business plan and financial forecast document when presenting to investors. I’m not proud of my answer, but here it is: if you are an early stage startup (before initial revenue), your business plan, and especially financial forecast, is totally fake. It has absolutely no value, because it’s describing something that is not true. It’s a made-up fantasy.

Over the years as an angel investor I saw hundreds of startup business plans and financial forecasts. I can say for certain that the number of startups that actually met the forecast is exactly zero. It never ever happens. Moreover, many of the more successful startups have pivoted from their business plans, sometimes in a substantial way. Reality is different from theory; the quicker you realize and adapt, the better you will do.

So do you even need a business plan at all? I’m not proud of this answer either, but I have to say that if an investor asks you for one, you should provide it. These days experienced investors are less and less likely to ask you for a business plan (and especially for financial forecasts: those are now notorious for early stage) but not all investors are the same. Getting an investment is a lot like dating: it has its own rules and traditions, and some investors are just used to getting these documents. So you need to give it to them.

But to paraphrase a known expression, business plans are like perfume: it’s ok to smell but you shouldn’t drink it. The plans and forecasts you are preparing for investors are just for that purpose. Don’t think they are meant for you or that you need to follow them closely. Instead of the ‘investor business plan’ you should have your own internal plan, and that plan should focus less on what to do and more on the definition of the problem.

For example, when you’re at the seed stage, it’s impossible to set a real concrete plan of action for more than 3-4 months ahead. Your target market may change; your business model may change; even your core product features are not set in stone once you go to market and get feedback from real users. There’s no point in sticking to a plan if there are so many variables. But that doesn’t mean you shouldn’t plan, it just means you shouldn’t necessarily plan your own actions.

An actual useful business plan for an early stage startup should focus less on your own actions, and more on understanding the problem you are solving. For example: what are the problems that currently exist that you plan to solve? What are the key strengths that your team have that allow you to solve this problem? What solutions currently exist and why don’t they give an adequate answer? Answer these as honestly and as objectively as possible; here’s a hint: if your answer is: “my team is more talented” that’s not a good answer. A much better answer is if you have figured out something that others haven’t; or if you have found a special shortcut to solve the problem (possibly, by cooperating with someone or bringing knowledge from another field). The better you understand the problem, and target market, the better you will adapt the strategy once you need to change course: and I can guarantee you that you will need to change course.

“The Art of War” mentions that if you know your enemy and know yourself, you will win every battle. In this case, knowing the problem well, and knowing your own strengths, is the key to winning the battle – and it’s much more important than the actual strategy for the battle.

So is a business plan important? I don’t think so, but I recommend writing one if you are asked; more important is your own internal plan, which is less a set of concrete steps and more an understanding of the situation. If you are a true expert in the field, and have a good, objective understanding on the core strength of your own team, you’ll win this war by changing your strategy to ada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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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적 근면성이 유일한 무기인 당신에게

김인식 과장은 아는 것이 많은 사람이다. 그는 누가 무엇을 물어도 바로 대답할 수 있을 정도다. 그래서 임원이 물어보는 질문에 대답을 잘한다. 회사 내에서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로 빨리 알고 그것을 잘 외운다. 김 과장은 일주일간의 매출 보고가 있는 월요일 아침이면 6시 반에 출근을 한다. 먼저 시스템을 돌려 정보를 빨리 알기 위해서다. 그는 남들이 아직 모르는 정보와 숫자를 누구보다 먼저 알고 말하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는 사람이다.

위의 김 과장처럼 새로운 정보를 먼저 얻는 사람, 그리고 외우는 것을 잘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들이 때론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건 연차나 경험이 적은 사원들의 눈에만 그렇게 보일 뿐이다. 사실 그는 일을 잘하는 사람이 아닌 빨리 정보를 모으는 Fast Scraper일 뿐이다.

사실 그가 먼저 아는 것은 공공재일 뿐, 중요한 정보는 아니다. 지금 당장은 모르더라도 프로그램에 버튼 몇 개만 누르고 조금만 기다리면 알게 되는 것이고, 또 외우지 않더라도 출력한 것을 보면 바로 대답할 수 있는 정보이기 때문이다.

개인의 앎은 ‘사실-데이터-정보-지식-지혜‘의 순서로 완성된다. 우선 사실(Fact)이 가장 기초이자 근본이 된다. 사실을 객관화시키면 데이터(Data)가 되고 이 데이터가 모이면 정보(Information)가 되며 다음 단계가 바로 지식(Knowledge)이다. 마지막으로 지식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면 보편적인 지식, 즉 지혜(Wisdom)가 된다. 사실에 근거한 데이터를 모아서 하나의 가치와 의미가 있는 정보와 지식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그 정보에 긴 안목 다양한 관점 그리고 업무 본질의 옷을 입히면 당신만의 지혜가 된다.

단지 데이터를 먼저 알게 되는 것이 일을 잘하는 척도가 될 수는 없다. 현대 사회에서는 사실을 먼저 아는 것보다는 정보에 담긴 뜻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정보를 조합하고 그 안에의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뽑아내는 것, 그리고 그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앞으로 행동해야 할 것을 결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저 숫자를 아는 것, 어디서 불이 났다는 사실을 아는 것, 오늘 날씨가 영하 5도라는 걸 아는 것, 어제 매출이 얼마였다는 것을 아는 것, 누가 승진할 거라는 소문을 아는 것, 이런 것은 큰 의미가 없다. 한순간에는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그 순간은 매우 짧다. 그것이 모든 사람이 아는 지식이 되는 순간 그 의미는 사라지기 때문이다.

새로운 이야기와 소식, 지식을 퍼트려서 일견 식자, 혹은 일 잘하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정보를 바탕으로 더 깊게 생각하여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생산하는 것이다. 그렇지 못하다면 그 정보는 겨울철 영하 0도에 동네 개울가에 비치는 살얼음 같을 뿐이다. 해가 뜨면 바로 녹아 없어진다. 오히려 지식과 정보를 새로운 가치로 생산해 낼 능력이 없는 사람들일수록 새로운 정보를 먼저 접하는 것에 집착한다.

예를 들면 지난주 매출을 주도한 상품은 ○○○이고, 매출은 2주 전보다 250% 신장한 XX백만 원이었다. 여기까지만 안다면 그저 정보를 아는 것에 머문다. 매출이 신장한 그 이유는 남부 지방의 갑작스러운 폭염과 새로 바꾼 진열 집기 때문이었다. 다음 주도 더울 거라는 정보를 확인한 후 남부지방 매장의 점장에게 전화해서 정성적인 고객의 반응을 체크한다. 그리고 해당 상품의 발주량을 상향 조정하고 프로모션 계획도 세우는 의사결정을 내리고 행동한다. 이것이 훨씬 중요하다.

이번에 누가 승진하고 누가 사장님과 라인이라는 것을 단지 빨리 아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그 사람이 왜, 무엇을 잘해서 이번에 승진할 수 있었는지, 어떤 이유로 사장님과 친하게 되었는지 등을 알아내서 자신도 그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 맞다.

데이터를 빨리 모으는 Fast Scraper가 아직 회사에서 ‘열심히 일한다’라는 인식을 받는 이유는 하나다. 우리의 조직이 여전히 ‘농업적 근면성’을 중요한 덕목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시스템이 좋지 않은 회사에서 월요일 아침 새벽 별을 보고 출근해서 남들보다 30분 빨리 자료를 돌려서 남들보다 30분 일찍 아는 것이 능력처럼 비칠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곧 알게 되는 것을 먼저 아는 것, 그리고 그것을 아침 회의에 먼저 말하는 것. 그건 능력이 아니다. 그저 남들보다 농업적 근면성이 뛰어난 것일 뿐이다.

이런 글에 누군가는 ‘그럼 근면한 게 잘못이냐?’고 불편해할 수도 있다. 물론 근면성 자체가 나쁘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단지 근면한 것이 곧 일을 잘하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 문제라는 말이다.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맞춰서 끊임없이 회사를 위한 이윤을 생산하기를 강요받는 2017년, 직장인에게 필요한 능력은 근면성 그 하나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진짜 안다는 것은 정보에 깊은 숙고, 정보의 분석, 그리고 경험을 더해서 나오는 논리적인 인사이트다. 단지 먼저 아는 것을 자랑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그저 작은 물방울 하나에 뚫리는 습자지이고 해 뜨면 곧 사라질 살얼음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원문: 직장생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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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인 리더들의 10가지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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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리더십 개발 전문 컨설팅 업체인 ‘Zenger/Folkman’의 공동 대표인 잭 젠거와 조셉 포크맨은 동료와 상사, 부하 등으로 구성된 360도 평가에서 99% 이상의 점수를 얻어 혁신적인 리더로 평가된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 다음과 같은 10가지의 특성을 밝혀냈다. 그리고 그 결과를 2014년 12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Research: 10 Traits of Innovative Leaders」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아래에 그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1. 탁월한 전략적 비전을 제시한다

혁신적인 리더는 미래에 관한 그들의 비전을 생생하게 묘사해낸다. 한 응답자는 자신의 상사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

우리가 어떻게 목표에 이르러야 할지 찾는 동안 그는 우리의 최종 종착지에 대한 분명한 그림을 그려 제시하더군요.

2. 매우 고객지향적이다

혁신적인 리더는 고객에 대해 남다른 흥미를 가지고 거기에 열광한다. 그들은 고객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는 길을 찾으려 애쓴다. 그들은 고객과의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고객들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한다.

3. 서로 신뢰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혁신은 종종 일정 수준의 리스크를 수반한다. 모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성공할 수는 없는 법이다. 혁신적인 리더는 자신들과 함께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따뜻하고 협력적인 관계를 이끌어낸다. 구성원들은 설령 일이 잘못되더라도 리더가 받쳐줄 것이며 결코 처벌하지 않을 것임을 믿는다.

4. 조직과 고객을 위해 옳은 일을 함에 있어 두려움 없는 충성심을 보인다

혁신적인 리더는 프로젝트와 회사를 위해 옳은 일을 묵묵히 해냄으로써 상사와 고위 경영진을 기쁘게 한다.

 

5. 하의상달의 문화를 만들려고 애쓴다

혁신적인 리더는 최고의 아이디어가 밑에서 위로 거품처럼 솟아오른다고 믿는다. 그래서 말단의 좋은 아이디어가 말살되지 않는 문화를 만들려 애쓴다. 그들은 늘 긍정적인 자세와 충만한 에너지로 좋은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며, 유머와 웃음을 잃지 않는다.

 

6. 설득력이 있다

혁신적인 리더는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좋은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도록 하는 데 능숙하다. 그들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억지로 받아들이도록 강압하지 않는다. 대신 열정과 신념을 가지고 아이디어를 제시함으로써 팀이 따르게 한다.

 

7. 도전적인 목표 설정에 뛰어나다

이러한 목표는 그냥 열심히 하는 정도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도전적인 목표 설정을 통해 혁신적인 리더는 구성원들로 하여금 일상적인 방법이 아닌 보다 새로운 방법을 찾도록 만든다.

 

8. 스피드를 강조한다

혁신적인 리더는 스피드가 선체에 붙은 따개비를 떨어뜨린다고 믿는다. 그들은 오랜 기간의 연구보다 실험과 시제품 제작을 선호한다.

 

9. 솔직하게 의사소통한다

혁신적인 리더는 정직하며 때로는 우둔해 보이기도 한다. 구성원들은 그들이 언제나 솔직하게 답변할 것이라고 느낀다.

 

10. 행동으로 영감과 동기를 부여한다

혁신을 하려면 영감을 느껴야 한다. 이는 목적과 일에 대한 의미를 명확히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혁신적인 리더는 행동을 통해 구성원들에게 영감을 불어넣는다.

원문 : 곽숙철의 혁신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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