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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습에 반도체·OLED마저 비상등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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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공세·기술추격에 ‘최후의 보루’ 흔들
국가전략 부재, 反기업 정책이 위기 초래


한국 주력산업의 보루라는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마저 중국의 전방위 공세에 비상등이 켜졌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조정 조짐인 가운데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시장 잠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중국의 물량 공세로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는 한국 디스플레이 회사들의 마지막 희망인 OLED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LCD시장 세계 1위에 오른 중국 BOE가 OLED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어서다.

한국 메모리 반도체로서는 장기호황 일단락, 중국의 진입 등 그동안 우려하던 일이 현실로 다가서고 있다. 반도체 사이클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중국 변수는 그렇지 않다. 중국의 메모리 양산 소식이 아직 들려오지 않지만,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는 여전히 유효하다. 중국 기업이 ‘인력 빼가기’를 넘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협력사 인수에 혈안인 것만 봐도 그렇다. 중국 기업이 국내 대학 반도체 전공 교수를 대상으로 거액의 연구과제 제안, 학생 교류 등 집요한 공세를 펼치고 있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중국 기업의 반도체 공세 뒤에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반면 한국은 “대기업이 반도체를 하는 데 왜 정부가 지원하느냐”는 정서가 팽배하다. 대기업 R&D 투자 세액공제 축소, 정부 프로젝트 제외 등이 그렇다. 교육 및 연구생태계가 무너지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물론 협력회사의 경쟁력 약화는 불 보듯 뻔하다.


OLED는 반도체보다 더 빨리 위기에 직면한 경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BOE가 애플에 아이폰용 플렉시블 OLED 패널 공급을 타진하고 있다”며 “BOE가 납품에 성공하면 물량뿐만 아니라 기술력에서도 한국과 일본을 따라잡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3년 하이닉스 자회사인 디스플레이 회사 하이디스를 인수하면서 LCD 기술을 처음 습득했던 BOE가 이제는 OLED까지 넘보며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여기서도 중국 기업과 국내 기업이 처한 환경은 판이하다. BOE가 중국 정부의 지원을 업고 있는데 반해, 한국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시장 확대를 위해 던진 중국 공장 건설 승부수에 정부가 딴지를 걸어 지연시키는 일까지 일어났다.

조선 철강 등에 이어 반도체 OLED까지 무너지면 한국 제조업은 더 이상 내세울 게 없어진다. 중국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이 바꿀 미래 제조업뿐 아니라 전기차 바이오헬스 등 신산업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중국은 일관성 있는 국가 산업전략, 대기업 활용, 규제 혁파로 밀어붙이는데 국가전략 부재, 반(反)대기업 정서, 쌓이는 규제로 둘러싸인 한국 기업이 지금까지 버텨온 게 용할 정도다. 정부 여당이 기업인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위기감을 안다면 지금이라도 산업전략을 고민하고 잘못된 기업정책을 바로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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