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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가성비, 폰에선 통하는데 TV는 어렵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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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글로벌 스마트폰과 TV 시장의 제조사별 성적표가 공개된 가운데 중국 제조사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풍부하고 값싼 노동력을 기반으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제품을 앞세워 고공성장해 온 중국 업체의 전략이 스마트폰과 TV 시장에서 각각 다른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고성능 중저가폰 ‘활짝’…가격대별 라인업 모두 공략

지난 1분기 중국의 가성비 전략이 통한 곳은 바로 스마트폰 시장이다. 시장조사기관 SA에 따르면, 이 기간 전세계 상위 5개 업체 중 중국 업체들은 화웨이, 샤오미, 오포로 각각 10.5%, 7.4%, 7.3% 3·4·5위를 차지했다. 이들 업체의 점유율 합계는 총 25.2%로 전년 동기(20.6%) 대비 4.6% 늘어 1위를 기록한 삼성전자의 점유율 20.5%를 넘어섰다.

중국 제조사들의 성장세는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도 두드러졌다. 시장 선두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판매량은 이 기간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6%, 0.19%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이 기간동안 화웨이와 오포, 샤오미의 판매량은 각각 10.23%, 35.4%, 55.5%씩 증가하며 눈에 띄게 성장했다.

과거 저가폰 시장을 공략하던 중국 업체들은 거대한 내수 시장에서 벌어들인 자금과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면서 최초 타이틀을 내건 혁신 기술들도 선보였다. 이에 기존에 강점이 있었던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나아가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입지를 확대하면서 선두인 삼성전자와 애플을 무섭게 추격하는 모습이다.

CES 2018 화웨이 부스.(사진=지디넷코리아)

CES 2018 화웨이 부스.(사진=지디넷코리아)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인 화웨이는 메이트, P 프리미엄 라인업과 함께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아너, 노바 등 중저가 브랜드를 내세웠다. 올해 들어서는 삼성전자와 애플에 앞서 4천만-2천만-800만의 고화소 트리플 카메라와 화면 내장형 지문인식 센서 등 신기술을 스마트폰에 탑재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오포는 중가 스마트폰 수요가 높은 중국 내수 시장과 인도 등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카메라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듀얼 카메라, 90% 이상의 화면 비율, 인공지능(AI) 보정 카메라 등을 탑재하면서도 약 50만원대인 R15 스마트폰을 출시하기도 했다. 지난 1분기 중국 시장에서 판매액을 기준으로 화웨이를 넘어서기도 했다.

샤오미는 중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유통전략의 변화를 꾀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샤오미는 직접 연구개발(R&D)과 협력업체를 관리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해 생산-공급-판매 일체화를 꾀했다. 잠재력이 높은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가성비·현지화·소통 전략을 기반으로 중저가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삼성전자를 제치고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중국 업체들은 이 같은 전략으로 내수 시장에 이어 유럽, 캐나다 등 진입장벽이 높은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해외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필수적인 판매 채널, 통신사와의 관계, 마케팅 등 전략을 강화하며 생태계를 적극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리플 카메라가 탑재된 화웨이 P20 시리즈 모델.

트리플 카메라가 탑재된 화웨이 P20 시리즈 모델.

화웨이는 2021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다는 목표다. 샤오미는 내년 세계 500대 기업에 들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레이쥔 샤오미 CEO는 10년 후 샤오미의 매출이 1조 위안(약 167조86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호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는 가성비가 경쟁력이라는 이미지가 있다보니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큰 해외 국가에서는 성공하기 어려웠지만 최근엔 제품 전체적으로 프리미엄 요소가 탑재되면서 이 같은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며 “향후 고성능 제품 역시 가성비로 승부하며 프리미엄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국 TV 내수 시장 중심 판매 전략 한계…기술력 격차도

반면, 중국 업체들은 TV 시장에서 프리미엄 전략을 전개해 온 선두 업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을 넘어서지 못했다. 시장조사기관 IHS 마킷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가 매출액을 기준으로 각각 0.7%P(포인트), 3.5%P, 1.3%P 오른 28.6%, 17.9%, 9.1%의 점유율로 1·2·3위를 차지했다.

4·5위를 차지한 중국 TCL과 하이센스는 같은 기간 5.8%와 5.3%의 점유율로 전년 동기 대비 0.4%P와 1%P 하락했다. 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포진한 우리나라 점유율은 46.5%로 21.5%를 기록한 중국의 점유율을 크게 따돌렸는데, 이는 2016년(한국 41.8%, 중국 31.2%)과 비교해도 격차가 10%P 이상 크게 벌어진 수준이다.

지난 2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머큐리시티타워에서 열린 모스크바국제영화제 전야제에 참석한 관람객들이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LG 시그니처 공기청정기, LG 스타일러 등 프

지난 2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머큐리시티타워에서 열린 모스크바국제영화제 전야제에 참석한 관람객들이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LG 시그니처 공기청정기, LG 스타일러 등 프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의 전략을 살펴보면 지난해 저가 TV 라인업을 대폭 줄이고 QLED TV 등 대형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한 전략이 주효했다. 올해 들어서도 QLED TV 신제품의 초대형 크기 모델 수를 예년보다 크게 늘리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고, 이는 TV 대형화 트렌드와 올림픽, 월드컵 등 스포츠 이벤트 특수와 맞물리며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LG전자 역시 대형 LCD TV와 함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IHS마킷에 따르면 OLED TV 출하량은 지난 1분기 47만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15.8%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106% 늘어난 17만1천대를 기록하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경우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심화되고 있는 것도 매출 하락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1분기 중국 TV 화면 크기는 47.3인치로 가장 높지만 평균판매단가는 446달러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미엄 TV의 기술 장벽이 높은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TV 업체들은 대부분 내수 시장을 비중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데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구조가 안 되는 것”이라며 “또 프리미엄 TV의 경쟁력은 화질 기술이 꼽히는데 이를 위한 소프트웨어 기술 등에서 아직 격차가 있어 쉽사리 따라잡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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